다둥이아빠

Day 6 - 금요일

밝은영혼 2026. 2. 27. 08:40

어제 새로운 프로젝트에 대해 대표님과 얘기했고 흔쾌히 승낙하셨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회사에서 주도적으로 할 수 있게 되어 참 좋다.

나는 좋은 회사에 다니고 있다.


꿈을 꾸었다.

비현실 적인 공간을 날아다니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거 꿈이야?'

'응, 맞아'

이런 대답이 들렸다.

그러고 나서 조금 있다가 무대를 준비하는 공사를 하는 곳에 갔다.

땅에 내려와서 발을 내딛는 느낌이 생생하게 느껴졌다.

옆에 세 청년이 있어서 내가 맞게 왔냐고 물었더니 맞다고 공연을 기대하겠다고 했다.

 

오늘은 저녁에 병원 예약이 잡혀 있어서 일찍 출근하기 위해 일찍 일어났다.

아내는 내가 일찍 일어난 모습에 잠을 잘 못 자는 거라고 걱정했을 것이다.

어쨌든 나는 내 계획대로 스트레칭을 하고 씻고 아침을 먹고 집을 나섰다.

경복궁역에 내려서 걸어서 회사에 왔다.


저녁에 아내와 병원에 갔다. 수요일의 비상사태 때문에 누나와 동생도 왔다.

내가 처음으로 약을 더 달라고 했기 때문에 분위기가 그렇게 나쁘지는 않았다.

진료를 마치고 나와서 누나와 동생이 할 얘기가 있다고 저녁을 먹자고 했다.

늘 하던 얘기였다.

나는 내가 다 나아서 약을 끊을 수 있다고 생각하고 그때쯤이면 지금보다 더 좋은 세상이 펼쳐져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누나와 동생은 내가 꿈꾸는 것이 망상이라고 했다.

누나와 동생에게 꿈이 뭐냐고 물었더니 특별한 것 없이 하루하루 행복하다고 했다.

내가 보기에는 그냥 잠들어 있는 사람들처럼 보였다.

본인들의 자아가 두려워하는 모습을 나에게 투사해서 얘기하는 게 오늘따라 명확히 보였다.

그런 얘기들이 나를 끓어오르게 자극했다.
얘기가 끝나고 오는 길에 지하철에서 까지 같은 행태를 반복하길래
어리석게 나를 자극하는 짓을 그만하라고 얘기했다.

통쾌했다.

자동적으로 반복되는 뻔한 시나리오에 넘어가지 않고 그 순간을 알아차리고 멈춘 것이 대견하기도 했다.

 

또 한 가지 알아차린 것이 있었다.

남에게 하는 말은 종종 말하는 사람이 들어야 할 얘기라는 것이다.

누나가 나에게 했던 말 대부분은 '그렇게 살면 가족에게서 고립되고 혼자 산다. 그러니 참고 살아라'였다.

정확히 누나가 두려워하는 것이다.

내가 동생을 제지하면서 했던 말은 '아무리 맞더라도 상황 봐가면서 해야지'였다.

정확히 내가 들어야 할 말이라 말하고 나서도 흠칫 놀랐다.

 

식당에서 나올 때 문을 여는 손잡이가 없고 스위치도 없어서 당황했다.

앞을 보고 아무리 찾아도 없었다.

알고 보니 문을 여는 스위치는 내 오른쪽 뒤에 있었다.

스위치를 단 사람이 직관적이지 못하게 만든 거긴 하지만 내 상황을 나타내는 것 같았다.

내가 가려는 방향으로만 고집하면 답이 없을 수 있다.

고집을 접고 여유를 가지고 둘러봐야만 답을 찾을 수 있는 경우도 있다.


집에 왔더니 아내가 이상한 일을 겪었다고 했다.

종로 3가에서 내려야 했는데 광화문역이어서 한 정거장 돌아가서 내렸는데 충정로역이었다고 한다.

대강 무슨 상황인지 알겠으나 이상한 사람 취급받을까 봐 노코멘트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