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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고 싶은 아이, 크고 싶지 않은 아이

막내는 장난치기를 좋아한다. 예전의 진지하고 예민했던 나는 그런 부분이 힘들었다. 말 안 듣고 나를 힘들게 하는 존재로 여겼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 보니 이런 모습이 이해가 된다. 막내는 마음이 어른이다. 하는 행동도 애늙은이 같을 때가 있다. 마음은 세 아이 중 가장 큰데 몸은 셋 중 가장 작다. 그래서 얼른 크고 싶어 자주 키를 재 달라고 한다. 몸이 클 때까지는 장난을 치면서 마음을 어리게 만들어 줄 필요가 있다. 둘째는 아침밥을 안 먹는다. 밥 안 먹으면 잘 안 클 거라고 하면 자기는 크지 않아도 된다고 한다. 둘째는 마음 속에 어린아이의 천진난만함을 가지고 있다. 그 천진난만함으로 종종 멋진 시를 지어 우리를 놀라게 한다. 가끔 생떼를 쓰면서 눈이 퉁퉁 붓도록 울기도 하지만. 첫째는... 아직..

다둥이아빠 2021.05.28

사고 발생2

어제 아내의 사고 앞에서 평정심을 잃지 않는 신기한 경험을 하면서 놀라웠다. 그러면서 예전에 내가 아팠을 때 아내의 마음은 어땠는지 물어봤다. 생각보다 흔들림 없이 담담했다고 얘기해주었다. 나의 평온함에는 속으로 잘하고 있다고 칭찬해 주었는데 아내의 평온함은 감정이 메마른 사람처럼 느껴졌다. 이게 무슨 내로남불인가? 다시 생각해보니 내 느낌이 맞았다. 나는 감정이 매우 예민한 편이라 휩쓸리기 쉽다. 그래서 평온함을 지키는 내 모습이 신기할 정도다. 반면에 아내는 감정이 무딘 편이다. 그래서 주변에 휘둘리지 않지만 공감 능력이 부족하다. 관찰자 모드를 켜고 평온함을 잃지 않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 평온함이 필요할때도 있고 격정이 필요할 때도 있다. 기쁠 때 마음껏 기뻐하고 슬플 때 마음껏 슬퍼해야 한다...

다둥이아빠 2021.05.28

사고 발생

어제 친척들과 송도에 놀러 갔다가 사고가 일어났다. 동서가 스케이트보드를 가져왔는데 아내가 그걸 혼자 타다가 미끄러지면서 발 앞부분을 심하게 삐었다. 예전 같으면 화가 치밀어 오르면서 아내한테 온갖 불평을 털어놨을 텐데 어제는 달랐다. 화가 나려고 하는 상태를 느낄 수 있었고 그 상황에서 내가 가장 편한 지점이 어디인지를 찾으려고 하니 화가 스르르 사라지면서 평온한 상태로 있을 수 있었다. 어제 아침에 아내와 삶의 원칙에 대해 얘기를 나누면서 '내가 가장 편안한 위치를 찾으면 된다.'라고 말해 주었는데 그런 생각으로 사고 상황을 대하니 나는 흔들림 없이 있을 수 있었고 사고는 멀리서 일어나는 작은 일처럼 느껴졌다. 이런 상태로 있다면 밖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든 크게 상관이 없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최근에..

다둥이아빠 2021.05.24

내 마음 속에 있던 두 아이

아이 하나 같이 일하던 분이 회사 다니기 힘들다고 해서 머리가 복잡했었다. 산에 가서 이 생각 저 생각해보다가 내 마음속에 있던 아이를 발견했다. 내 마음속 아이는 아빠가 없었다. 믿고 의지할 곳이 없던 아이는 스스로 아빠가 되어야 했다. 충분히 아이로 지내지 못한 채로. 이제 내 마음은 아빠가 되어있다고 생각했는데 그 아이가 여전히 숨어 있었다. 괜찮아. 아이야. 이제 넌 짐을 내려놓고 아이로 있으면 된단다. 맘껏 뛰어놀으렴. 사랑한다. 아이 둘 아내가 처가 식구들과 여행을 갔다. 집에는 아이들과 나만 남았다. 이제 아이들과 지내는 게 힘들지 않기 때문에 괜찮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괜찮지 않았다. 괜히 몸이 피곤하고 기분도 좋지 않았다. 설거지를 하면서 생각해봤다. 내가 왜 이렇게 힘들지? 내 마..

다둥이아빠 2021.05.08

마음 아픈 일

나는 한의사이지만 사람들과 만나서 병을 고치는 일을 두려워한 때가 있었다. 한의학이 뭔지 100% 이해하지도 못했는데 환자들에게 시험을 하는 느낌이라 미안했다. 그리고 갈수록 사회가 의료사고에 민감해지고 있어서 잘못 치료하면 사회적으로 경제적으로 큰 타격을 있을 수 있어서 겁이 났다. 잘하려는 마음을 버리고 지내다 보니 사람들을 고치면서 잘못해도 문제없는 분야가 있는 걸 알게 되었다. 바로 '마음'을 고치는 일이다. 침놓다가 약 처방하다가 실수해서 부작용이 나타나면 바로 보상을 해야 하거나 처벌을 받을 수 있지만 마음을 고치다가 실수해도 보상이나 처벌이 따르지 않는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마음이 아프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잘 모르기 때문에 보상을 요구하지도 않을 것이다. 우리 사회에는 마음을 아프게 한다는..

다둥이아빠 2021.04.19

어떻게 살아야 하지?

나는 당신을 돕기를 좋아합니다. 하지만 당신이 도움을 받기로 했을 때에만 내가 도울 수 있습니다. 내가 하는 말이 정답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나 또한 배우고 성장하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이제 나는 '내가 틀리면 어쩌지'하는 두려움 없이 당신을 도울 수 있게 되었습니다. 나는 이제 '내 마음대로'합니다. 이게 우리 모두가 사는 방식입니다. '어떻게 살아야 하지?' 누구나 한 번쯤은 살다가 생기는 의문입니다. 이런 질문이 떠올랐다는 것만으로도 이미 절반은 성공입니다. 그렇다면 답은 무엇일까요? 지금부터 제가 답을 찾은 방법을 설명하려고 합니다. 저는 어려운 문제를 붙들고 답을 찾는 것을 즐기는 편입니다. 네. 저 공부 잘합니다. 그러니 믿고 따라오세요~ 당신이 나침반 하나만 달랑 들고 낯선 곳에 뚝 떨어졌..

다둥이아빠 2021.04.10

새벽에

새벽에 나 혼자 일찍 일어났다. 처음에는 조용히 혼자 생각하면서 고요함을 즐겼다. 시간이 좀 지나자 심심해졌다. '일어날 시간이야 모두 일어나야지!' 하지만 아무도 반응이 없다. 모두들 깊이 자는 시간이니까. 내가 심심하다고 자고 있는 가족들을 다 깨우면 안 되는 거다. 억지로 깨워봤자 즐겁게 같이 놀 수 없다. 남들 잘 때 자고 남들 일어날 때 일어날 필요도 있다. 함께 하려면. 그러지 않으면 모두들 깨어난 아침에 나 혼자 잠자고 있을 수도 있다. ㅋㅋ ----- 갑자기 작년 여름 바다낚시 갔던 게 생각난다. 우리 가족 모두 바다 낚시는 처음이었다. 기억의 대부분은 극심한 배멀미다. ㅎㅎ 정해진 시간도 다 못 채우고 중간에 돌아왔다. 아이들이 가장 힘들었을텐데 스스로 잘 대처했다. 막내와 둘째는 스스르..

다둥이아빠 2021.02.23

요즘 나는 ... (코로나 시대)

'얘가 또 왜 이러지?' 하는 생각으로 들어왔다면 일단 안심하시고 제가 하는 말을 끝까지 들어보세요. '미친놈이 미친 소리 하려나보다' 생각하면 그냥 가면 됩니다. 작년 초 저를 걱정해주셨던 많은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저는 작년 4월에 광화문에 있는 작은 회사에 개발자로 취업을 해서 즐겁게 일하고 있습니다. 출근할 때는 집에서 회사까지 걸어가는데, 가면서 마스크를 쓴 사람들을 봅니다. 마스크는 왜 써야 하지? 마스크가 바이러스를 막아줄까? 막는다면 감염자가 퍼뜨리는 것을 막나? 감염되지 않게 막나? 다들 쓰고 다니니까 예의 상 써야 되나? 많은 고민 끝에 저는 그냥 '예의 없는 놈'이 되기로 했습니다. 마스크가 감염 전파를 막는데 효과가 없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다행히도 그런 생각을 지지해주는 근거들이..

다둥이아빠 2021.0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