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둥이아빠

병역특례

밝은영혼 2020. 2. 14. 16:46

대학교 4학년이 되면서 다들 진로를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군대 가기는 싫었고 프로그래밍을 좋아해서 정보처리기사 자격증을 따서 산업기능요원으로 복무했습니다.

어느 날 무슨 기자라는 사람이 제 홈페이지를 보고 연락을 해왔는데 자기 아는 사람이 리눅스 회사를 차린다고 거기 지원해 보라고 했습니다. 얼떨결에 따라갔다가 거기에 취직을 해버렸습니다. 옥수역에 있는 '텔레포스'라는 회사였습니다. 당시에는 'DSI'였던 것 같네요.

출근해보니 회사가 아주 개판이었습니다. 사장이 서울대 출신이라고 했는데 아는 인맥 동원해서 이것저것 하는 보따리상이었습니다. 99년도 말 밀레니엄 버그 이슈가 있을 때 그걸 확인해준다는 프로그램을 팔았습니다.

아는 사람이 KAIST 어디서 반도체 기술이 있는데 그것도 한다고 했습니다.

저는 리눅스팀으로 들어왔지만 사실상 일이 없었습니다. 그냥 잡무를 하면서 놀았습니다.

그러다가 리눅스 팀으로 과장님 한 분이 오셨습니다. 그래서 둘이 놀았습니다.

한쪽 섹션에 둘이 짱 박혀서 하고 싶은 것을 했습니다.

저는 예전에 자바로 만든 당구게임을 했습니다.

또 경품 주는 사이트를 자동으로 클릭하는 자바 앱을 만들어서 경품과 포인트를 자동으로 쌓이게도 했습니다.

과장님은 모바일기기용 리눅스 작업을 하셨다고 했습니다.

회사가 개판인 걸 아셨는지 그 과장님은 곧 다른 곳으로 이직하셨습니다.

저는 일 안해도 돈 주니 그냥 다녔습니다. 물론 병특이라 쉽게 옮길 수도 없었지요.

과장님이 제가 하던 걸 눈여겨보셨는지 퇴직 후에 다른 회사에서 아르바이트 거리를 주셨습니다.

자바로 온라인 퀴즈 게임을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금액도 상당히 많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회사를 다니면서 월급 받으면서 다른 회사일을 열심히 했습니다.

그 후로도 다른 아르바이트 몇 건이 이어져서 목돈이 모였습니다. 그 돈으로 전세를 끼고 아파트도 한 채 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