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9/06 4

도미노 피자의 추석

태풍 힌남노 때문에 아이들이 학교에 안 갔다. 나도 휴가를 내고 집에서 점심에 피자를 시켜 먹었다. 추석이라고 피자 박스 디자인이 바뀌어 있었다. 아이들의 반응은 '추석에도 혼자 배달해' '너무 쓸쓸해 보여' 였다. 저 포장을 기획하고 디자인하고 결재한 사람들은 무슨 생각이었을까. 아이들도 보이는 게 안 보이나? 할 말은 많지만 하지 않겠다. 그냥 이런 참사가 안타깝다.

다둥이아빠 2022.09.06

우리 아들 혹시 천재?

태풍 힌남노가 지나갔다. 그 때문에 애들은 오늘 학교에 안 갔다. 애들이랑 있으려고 재택근무 신청을 했다가 일하기 싫어서 연차로 바꿨다. 뭐할까 하다가 한 번 읽고 버리려고 '논어'를 꺼내 들었다. 얼마 전 아내가 책 좀 버리라고 했다가 다툰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전체적으로 이래라저래라 말이 참 많다. 쓸만한 말도 있긴 한 데 공자 제자가 한 말은 쓸데없는 말이 많다. 어쨌든 내가 키득거리면서 읽고 있으니 막내가 다가왔다. 어떤 사람이 항상 세 번 생각하고 행동했는데 공자가 '두 번이면 된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막내에게 이 말을 해줬더니 어? 세 번 생각해야 되는데요? 할까? 한 번. 하지 말까? 두 번. 해야지(아니면 하지 말아야지). 이렇게 세 번. 이 말에 껄껄 웃었다. 그리고 또 이런 제목이 ..

다둥이아빠 2022.09.06

우영우 = 박은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재미있게 봤다. 배우 박은빈에 대한 칭찬 기사들도 쏟아져 나온다. 우영우는 참 매력적이고 사랑스럽다. 그런데 나는 이상하게 배우 박은빈에게서 매력이 느껴지지 않는다. 배우 박은빈. 예쁘고 모범적이다. 하지만 우영우 이외의 다른 캐릭터에서는 매력적이지 않다. 예전의 나랑 비슷하다.(내가 예쁘다는 말은 아니다.) 뭔가 알맹이가 빠져있다. 잘하려는 마음만 있고 뭐가 중요한지는 잘 모르는 것 같다.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영우가 사랑스러울 수 있었던 건 우영우라는 캐릭터가 배우 박은빈을 가장 잘 드러내기 때문이다. 우영우와 박은빈 모두 무언가를 아주 잘 하지만 뭔가 부족하다. 부족하더라도 솔직한 건 사랑스럽다. 우영우처럼. 박은빈은 우영우 이후에 슬럼프를 ..

다둥이아빠 2022.09.06

귀뚜라미

요즘 집안에 귀뚜라미가 많이 보인다. 올해 유독 마당에 귀뚜라미가 많긴 하다. 들어올만한 구멍은 막는다고 막았는데 어디로 들어오는지 참 신기하다. 예전에는 집 안에 벌레가 있으면 최대한 곱게 잡아서 마당으로 내보냈다. 모든 생명은 귀하다고 배웠으니까. 그러다가 어느 봄에 생각이 바뀌었다. 봄에 문을 활짝 열어 놓으면 기분이 좋다. 그런데 파리들이 들어올 때가 있다. 그러면 좋던 기분이 다시 안 좋아진다. 파리들을 잡아 죽이기로 했다. 동네에 있는 통인시장에 가보면 파리가 길 가운데만 날아다니고 가게 가까이 가지 않는다. 가게에 함부로 접근하는 겁 없고 감 없는 파리는 점점 죽어서 도태되었을 것이다. 우리 집에서도 감 없는 파리들을 없애기로 한 것이다. 효과가 있든 없든 간에 집안에 있는 벌레들을 죽이는 ..

다둥이아빠 2022.09.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