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9/09 2

현명한 타조

둘째랑 식탁에 앉아 있다. 둘째는 식탁에서 그림을 그리고 있다. 이런저런 것들을 그리다가 머리를 땅 속에 숨기고 있는 타조를 그렸다. 다른 때 같으면 타조 참 어리석다 생각하고 넘겼을 텐데 다른 생각이 반짝하고 지나갔다. '타조 참 현명하구나.' 천적처럼 실체가 있는 두려움에 저런 식으로 반응한다면 진작에 도태되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실체가 없는 두려움에 저렇게 반응한다는 것이다. 그런 두려움은 자신에게서 비롯된 것이고 주변을 차단하는 것으로 해결된다면 그것도 괜찮은 방법이다. 자연은 현명하고 똑똑하다. 멍청하고 비효율적인 것은 사라질 수밖에 없다. 나는 멍청한 것을 싫어한다. 전에는 내가 똑똑해서 다른 사람을 무시하는 것이라 여기고 그런 생각을 꼭꼭 숨기려 했다. 그런데 이제 보니 멍청한 것은 싫어할 ..

다둥이아빠 2022.09.09

존댓말

둘째랑 얘기하다가 존댓말에 대한 얘기가 나왔다. '아빠, 존댓말 써야 된다고 하는데 존댓말로도 놀릴 수 있지 않아요?' 그렇다. 적절한 지적이다. 조롱은 오히려 존댓말이 제맛이다. 다른 사람을 존중하니까 존댓말을 쓰게 되는 것이지 존댓말을 쓴다고 다른 사람을 존중하게 되는 것은 아니다. 우리 회사에서도 이런 경우가 있었다. 대표와 이사가 직원들에게 종종 반말을 섞어 쓰는 경우가 있었다. 그래서 대표랑 이것에 대해 면담을 했다. 대표는 '직원들에게 반말하면 안된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생각과 행동이 일치하지 않는다. 진심이 아닌 것이다. 이에 대해 한의사로서 대표님이 직원들에게 마음을 열고 있지 않다는 진단을 해주었고 다행히도 대표님이 상황의 심각성을 받아들였다. 말은 마음을 담는 그릇이다. 그릇이 아..

다둥이아빠 2022.09.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