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몸이 어느 정도 회복되었을 때 강화도로 가족 여행을 갔습니다.
강화도 옆 석모도 미네랄 온천이 피부에 좋다는 글을 아내가 어디서 봤다고 했습니다.
예전 같으면 어떻게 가서 뭐 먹고 뭐 할지 계획을 세웠을 텐데 이번에는 기력도 없고 의지도 없어서 아내가 하자는 대로 따라가기만 했습니다. 그래서 숙소, 일정, 음식 준비를 아내가 다 했습니다.
저는 그냥 운전만 했습니다.
숙소는 해변에 있는 전망 좋은 곳이었습니다. 거실 창으로 넓은 서해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과자랑 빵이랑 간식거리들도 몽땅 샀습니다. 막내 아토피가 다 낫지 않은 상태라서 다른 때 같으면 못 먹게 할 텐데 이번 여행에서는 그런 제약을 다 풀어버리기로 했습니다. 그랬더니 놀랍게도 막내가 잠자기 전에 빵이랑 과자를 엄청 많이 먹고도 잘 잤습니다.
석모도 온천은 바닷물 온천입니다. 그래서 뜨뜻하게 오래 있다가 나와도 피부가 보들보들합니다. 막내를 포함 우리 가족 모두 보들보들한 피부로 집으로 왔습니다.
그동안 막내에게 하면 안 되는 규칙들이 너무 많았던 것은 아닌가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하루는 어린이집에 가기 너무 싫어했습니다.
'그래 오늘은 가지 말자'
별 계획은 없었지만 버스를 타고 명동에 가서 신발 구경을 조금 한 다음 아내랑 같이 만나서 점심을 먹었습니다.
그리고는 청계천까지 걸어갔는데 거기 해오라기 한 마리가 있어서 그걸 또 한참 구경했습니다.
광화문 광장을 지나 집에 올때는 너무 피곤했는지 울음을 터뜨렸지만 그래도 좋은 추억이었습니다.
아들이랑 둘이서 좋은 하루를 보내고 나니 저도 생각이 좀 바뀌었습니다.
아들이 하고 싶은대로 다 할 수 있게 해 주니 아토피 피부염도 좋아지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저도 더 이상 안 좋은 음식 못 먹게 하려고 전전긍긍하지 않아도 되니 편안해졌습니다.
이렇게 둘다 편안 방법을 찾으니 '새로운 세상'이 열렸습니다.
아들은 이제 아토피 피부염 완치 상태입니다.
날마다 어린이집에서 돌아와서 여러 가지 간식을 골고루 찾아 먹습니다.
밥은 전처럼 잘 먹지는 않지많 밥도 그럭저럭 먹습니다.
그리고는 응가를 엄청 많이 합니다.
왜 그런지는 시간이 한참 지나서, 글을 쓰고 있는 지금 2020년 2월이 되어서야 알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