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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내의 게임

막내는 숙제만 마치면 자기 전까지 게임을 마음껏 하도록 해주었었다.한동안 숙제를 일찍 마치고 즐겁게 게임을 했다.그러다 조금씩 이상한 낌새가 보이기 시작했다.결국 어젯밤에 게임을 몰래 하다가 걸렸다.전에도 몰래하다가 걸린 걸 몇 번 봐줬는데 또 속였다.이번에는 속이면 더 큰 손해가 온다는 걸 가르치기 위해 게임을 금지하기로 했다.소리를 지르고 울면서 괴로워했다. 하루가 지났다.아침에 일어나서도 궁시렁거렸다.그냥 두고 아내랑 산에 다녀왔다.점심때 쯤와서 돌아와 보니 어느 정도 진정하고 상황을 받아들인 것 같다.막내에게는 '나를 설득할 수 있는 방안을 가져올 때까지 게임 금지'라고 했다.어떤 방안을 가져올지, 가져오기는 할지 궁금하다.

다둥이아빠 2026.10.25

붕어빵

어릴 적에 아버지는 시장에서 과일 장사를 하셨다.어느 날 밤늦게 장사를 마치고 붕어빵을 사 오셨다.붕어빵이라고는 했지만 붕어 형태는 찾아볼 수 없었다.바삭함은 온데간데없고 습기를 몽땅 머금은 밀가루떡에 가까웠다.맛은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 걸로 보아 '에이 맛없어'하고 그냥 지나친 것 같다.세월이 지나 그 눅눅한 붕어빵에 담긴 의미를 아는 나이가 되었다.아버지 생각에 눈물이 고인다.

다둥이아빠 2026.10.20

존중 연습

첫째와 중고폰을 사러 갔다.미리 봐뒀던 모델은 두 개. 첫째는 다 파란색을 원했다.다행히 둘 다 있었다.첫째에게 천천히 고를 수 있게 시간을 주고 재촉하지 않으면서 기다렸다.마침내 하나를 골라서 확인을 하는데 유심 인식이 제대로 안 되었다.원하는 모델로 하려면 회색을 할 수밖에 없었다.사장님은 가지고 있는 파란색 폰은 이게 다라고 하면서 제3의 모델을 보여주었다.이제 선택지는 세 가지.또 기다렸다.평소 같으면 내가 답을 정하고 상황을 빨리 끝내려고 했겠지만 아이 의견을 최대한 존중하기로 했다.결국 원하는 모델의 회색으로 결정되었다.첫째는 파란색이 아니라 조금 아쉬워했다.어쨌든 내 입장에서는 적당한 선택이었고 시간이 좀 들긴 했지만 그래도 아이의 의견을 최대한 존중해 주는 좋은 경험이었다. 저녁 시간이 다..

다둥이아빠 2026.10.20

막내의 보약

"오늘 컨디션 최고예요! 달려도 숨이 안 차요."전철을 기다리며 막내가 말했다."삶의 낙을 찾아서 그래." 가을이 시작될 무렵 막내가 힘들어했다. 아침마다 재채기, 콧물에 피곤해서 잘 일어나지도 못했다. 숙제를 붙잡고는 있는데 빨리 끝마치지 못하고 12시 가까이 되어서야 끝냈다. 잠을 늦게 자니 잘 일어나지도 못했다.아내가 보약을 좀 먹여야 되지 않겠냐고 해서 녹용이 들어간 비싼 약을 먹였다. 아들은 약의 작용을 아주 잘 느낀다. 처음에는 콧물도 줄어들고 좋다고 했는데 조금 지나니 몸속이 뜨겁다고 해서 그만 먹였다.그 무렵부터 살이라도 조금 찌우려고 평소 좋아하는데 못 먹게 했던 것들을 주기 시작했다. 아이스크림, 과자, 라면, 냉동만두, 스팸 ... 날마다 잔치였다.그리고 결정적으로 이번 주부터 숙제가..

다둥이아빠 2026.10.08

가화만사성

우리 집 아이들은 딸, 딸, 아들의 삼 남매다.대체로 서로 잘 지내는데 오늘은 쌓인 문제가 터졌다.막내가 우리 집 고양이 콩이랑 놀아주고 있었다.막내가 어떤 동작을 했는데 둘째가 갑자기 발끈했다."왜 콩이를 괴롭혀?""난 그냥 놀아준 거야."막내는 억울해하면서 울먹거렸다."막내는 남자애고 아직 미숙한 부분이 있으니까 이해해 주자."내가 나서서 막내 편을 들었다."언제까지 미숙할 거예요? 아빠는 왜 자꾸 막내 편을 들어요?"둘째가 억울해하면서 말했다."누나는 둘이고 막내는 혼자라 힘의 균형이 안 맞아서 막내가 항상 억울해하잖아."내가 설명했는데, 이번에는 첫째가 참전했다."아빠가 항상 막내 편들어서 둘째가 억울해하는 건요? 형제한테 당하는 거보다 부모한테 당하는 게 더 심해요." 무대에서 조명이 막내만 비..

다둥이아빠 2026.10.05

선과 악

어젯밤 막내가 독서 통장 숙제를 하는데 내가 옆에 있었더니 손으로 가리고 쓰고 있었다.자세가 너무 불편해 보여서 '네가 보여주고 싶지 않으면 아빠는 안 볼 거야'라고 했더니.'엄마는 보던데요.'라고 했다.아침에 아내에게 그 얘기를 하면서 조심하는 게 좋겠다고 했더니, 항상 자기가 나쁘다는 식으로 얘기한다고 속상해했다.나는 감정적으로 예민한 편이라서 아이들도 마음 상하지 않게 하려던 것이었는데, 아내 마음까지는 고려를 못했다.아내는 막내가 숙제를 어떻게 하고 있는지 챙기려던 것뿐인데 말이다.내가 선하다, 내가 옳다는 생각이 너무 강해지면 반대편의 사람은 상대적으로 더 악하다, 더 틀렸다고 느껴진다.아내의 어떤 면에 대해서 무의식적으로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고 한 마디씩 할 때마다 그게 새어 나왔던 것 같다...

다둥이아빠 2026.09.30

청계천 출근길

출근길에 청계천을 걸으면서 생각했다.'이렇게 아침 햇살을 받으면서 걸으면 기운이 더 뜨는 건 아닐까?''지하철의 우울한 사람들에 끼어서 출근하면 기운이 좀 가라앉지는 않을까?''그래도 난 햇살 받으면서 걷는 게 좋아.' 이러는데 '두려워하지마'하는 소리가 들렸다.처음에는 흐흐 웃다가 꺼이꺼이 울면서 눈물이 났다.'나 그동안 무서웠어. 골로 가는 줄 알았잖아.' 꽤 많이 온 것 같다. 그러고 보면 회사 위치 선정마저 절묘하다.오늘도 감사한 하루 시작.

다둥이아빠 2026.09.28

여섯 가지 마음유형

🟠 주황색 마음 - 배 > 가슴 > 머리 일단 움직이고, 느끼고, 나중에 이해하는 사람 무언가를 만나면 생각하기 전에 몸이 먼저 움직이고, 그 행동 속에서 감정과 느낌이 생겨나는 사람입니다."에너지가 배(r)에서 가슴(g)을 거쳐 머리(b)로 흐르기 때문에", 직접 해보고 느껴본 다음에야 그것이 자신에게 어떤 의미였는지를 이해합니다.생각만 하면서 가능성을 따져보기보다 실제 경험을 통해 답을 찾는 편이고, 살아 움직이는 느낌을 중요하게 여깁니다.그래서 지나치게 머리로만 판단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답답함을 느끼기 쉽고, 오히려 직접 부딪혀 볼 때 자신의 힘이 살아납니다."일단 해보자. 해보면 어떤 느낌인지 알게 될 테니까." 🟢 연두색 마음 - 가슴 > 배 > 머리 느낌이 움직이면 행동하는 사람 무언가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