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둥이아빠

현명한 타조

밝은영혼 2022. 9. 9. 15:05

둘째랑 식탁에 앉아 있다.

둘째는 식탁에서 그림을 그리고 있다.

이런저런 것들을 그리다가 머리를 땅 속에 숨기고 있는 타조를 그렸다.

다른 때 같으면 타조 참 어리석다 생각하고 넘겼을 텐데

다른 생각이 반짝하고 지나갔다.

'타조 참 현명하구나.'

천적처럼 실체가 있는 두려움에 저런 식으로 반응한다면 진작에 도태되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실체가 없는 두려움에 저렇게 반응한다는 것이다.

그런 두려움은 자신에게서 비롯된 것이고

주변을 차단하는 것으로 해결된다면 그것도 괜찮은 방법이다.

 

자연은 현명하고 똑똑하다. 멍청하고 비효율적인 것은 사라질 수밖에 없다.

나는 멍청한 것을 싫어한다.

전에는 내가 똑똑해서 다른 사람을 무시하는 것이라 여기고

그런 생각을 꼭꼭 숨기려 했다.

그런데 이제 보니 멍청한 것은 싫어할 만하다.

자연스러우면 현명할 수 있는 것을 억지 쓰는 것이 멍청한 것이다.

 

이제 멍청한 소리를 들으면 말할 것이다.

'멍청한 소리 좀 그만해!'

(처음에는 '야 이 멍청아!' 하려고 했는데 그건 대상 자체가 잘못되었다는 뜻이라 바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