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출근하다가 광화문 광장에서 잠깐씩 앉아 있다가 가곤 한다.
오늘은 한 가족을 봤다.
2살 정도 되어 보이는 여자 아이와 부모 그리고 외할아버지, 외할머니였다.
아빠는 외국인이었다.
머물러 있다가 가려는 참이었다.
다른 가족들은 짐을 챙기는데 아빠는 아이에게 노래를 들려주고 있었다.
그 노래에 아이가 들썩들썩 춤을 추는데 그 모습이 참 사랑스러웠다.
예전에는 다문화 가정을 보면 문화 차이 때문에 서로 적응하기 힘들거라 생각했었는데
지금의 나 보다는 훨씬 쉬울 것 같다.
일단 외모부터 다르면 나랑 다를 것이라는 생각을 깔고 가기 때문에
조금 이해 안 되거나 낯선 말이나 행동을 해도 그러려니 할 것이다.
하지만 나는 비슷하게 생긴 외모에 비슷한 생각을 하며 수십 년 같이 지낸 사람이
갑자기 다른 생각을 하고 이해할 수 없는 말과 행동을 하는 경우다.
그렇다고 내가 뭔가 대단한 걸 해서 달라진 건 아니다.
그냥 삶의 우선순위에서 내 마음을 존중하고 사랑하는 것을 첫 번째로 두도록 바꾼 것뿐이다.
부자연스러웠던 과거의 나를 버리고 자연스럽고 편안한 상태가 되었다.
그 결과 나는 행복한 사람이 되었고 다른 사람들도 그렇게 되기를 바랄 뿐이다.
하지만 이런 내 모습을 보여주면 사람들은 불안해한다.
지금의 모습이 만족스럽지도 행복하지도 않으면서
지금의 자기 자신을 잃을까 봐 두려워한다.
하지만 그 두려움이 자신을 옭아매고 있는 감옥이다.
더 이상 잃을 게 없어서 죽음도 두렵지 않을 때 그때 다시 태어난다.
가짜 내가 죽어야 진짜 내가 다시 태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