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세상에서 이세상으로 오려면 인간의 몸이 필요하다.
그중에서도 요즘 가장 잘 나가는 상품은 한국인이다.
한류의 인기가 저세상까지 전해진 데다가
저출산으로 인한 품귀현상으로 인해서 인기가 하늘을 찌른다.
지옥에서는 지옥보다 더 좋은 데로는 갈 수가 없다.
그래서 선택지가 한국인으로 태어나는 것 밖에 없다.
지옥에 있는 영혼들은 '설마 여기보다 더 나쁘겠어?' 하는 마음으로
한국행을 택하고서는 진짜 헬조선을 경험하고 뼈저리게 후회한다.
천국에서도 천국보다 나쁜 데로는 갈 이유가 별로 없다.
그래서 천국에 있는 영혼들도 한국행을 택한다.
한국의 문화 속에 깃들어 있는 아름다운 마음들을 흠뻑 느끼고 싶어 한다.
이런 마음은 단군신화에도 담겨 있다.
옛날에 단군이라는 사람이 살았다.
이 사람은 항상 즐겁고 행복하게 살았고 따뜻하고 사랑이 넘쳤다.
주변 사람들이 그 비결을 물어보자
'나는 그냥 내 마음대로 살아. 너희도 모두 나처럼 될 수 있어.'
라고 했다.
어느 날 소문을 듣고 미련한 애(곰)와 사나운 애(호랑이)가 찾아와서 부탁했다.
'우리도 너처럼 행복하고 사랑스러운 사람이 되고 싶어.
맨날 답답하고 짜증 나.
사는 게 사는 거 같지가 않아.
살아있지만 죽어있는 느낌이야'
단군이 방법을 알려주었다.
'인생의 쓴 맛(쑥)과 매운 맛(마늘)을 음미할 수 있게 되면 너희도 진짜 살아있는 사람처럼 살 수 있을 거야'
미련한 애는 잘 견뎌서 결국 사랑스러운 여인이 되었고
사나운 애는 성질을 못 이기고 중간에 포기해서 계속 살던 대로 살았다.
단군은 천년을 넘게 살았다고 한다.
행복한 경험 하나를 하루로 친다면
누구는 수천 년을 살 수도 있고
누구는 평생 동안 며칠 못 살 수도 있다.
나의 수명은 얼마나 될까?
불로장생까진 몰라도 내 수명이 길어진 것은 확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