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둥이아빠

금아이폰 은아이폰

밝은영혼 2022. 11. 20. 07:48

우리 아이들 첫 핸드폰은 갤럭시 S다.
뒤에 아무 숫자도 붙지 않은 첫 번째 S 말이다.
첫째는 핸드폰을 4학년 때 처음 줬다.
둘째는 친구들과 무리 지어 노는 것을 좋아하는 성향을 고려해서
언니보다 무려 1년이나 빠르게 3학년 때 핸드폰을 줬다.
그 후로 내가 쓰던 아이폰5, 엄마가 쓰던 샤오미를 거쳐서
지금은 할머니가 쓰시던 갤럭시를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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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우리 아이들은 돌고래 유괴단의 광고를 좋아한다.
아침에도 아이들과 광고를 보면서 깔깔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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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에 막내와 둘째를 데리고 나갔다가 돌아오는 길이었다.
낙엽이 깔린 길을 걷다가 막내가 말했다.
'떨어지는 낙엽을 잡으면 소원이 이루어진 대요.'
'왜 떨어지는 걸 잡아야 소원이 이뤄질까?'
'그건 깨끗하잖아요.'
'그럼 나무에 있는 거 그냥 따도 돼 ㅎㅎ.'
그런 얘기들을 하고 가다가 둘째가 핸드폰을 떨어뜨렸다.
둘째는 아이폰을 갖고 싶어 한다.
갑자기 돌고래 유괴단 스타일의 얘기가 떠올라서 아이들에게 들려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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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소녀가 길을 걷다가 연못에 핸드폰을 빠뜨려서 울고 있었다.
산신령이 나타나서 물었다.
'왜 울고 있느냐?'
'연못에 핸드폰을 빠뜨렸어요 ㅠㅠ'
'그럼 내가 찾아보마.'
잠시 후 산신령이 은색 아이폰을 들고 나타나 물었다.
'이 핸드폰이 니 핸드폰이냐?'
'제가 갖고 싶은 모델이긴 한데 제 핸드폰은 아니에요'
산신령이 잠시 사라졌다가 금색 아이폰을 들고 나타나 물었다.
'이 핸드폰이 니 핸드폰이냐?'
'아니오. 제 핸드폰도 금색이긴 하지만 그 폰은 제 핸드폰이 아니에요.
제 폰은 할머니께서 쓰시던 갤럭시 On7(2016)이에요.
꼭 좀 찾아주세요. 거기에 제 소중한 사진이랑 연락처가 다 있거든요.'
산신령이 잠시 사라졌다가 금색 갤럭시 On7(2016)을 들고 나타나 물었다.
'이 핸드폰이 니 핸드폰이냐?'
'네 맞아요 그 폰이 제 폰이에요 ㅜㅜ'
'그래 참 정직한 아이구나. 내가 선물로 이 금색 아이폰과 은색 아이폰도 함께...'
'잠시만요. 잠시만요. 금색은 제 취향이 아니라서요.
금색은 산신령님 쓰세요. 제가 필요한 일 있으면 연락드릴게요.'

소녀 덕분에 산신령도 핸드폰이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