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둥이아빠

고양이는 야행성?

밝은영혼 2022. 11. 24. 06:32

우리 집 고양이 콩이는 우리가 자면 같이 잔다.
같이 안 놀아주니 심심해서 딱히 할 것도 없을 것이다.
6시쯤 되면 와서 일어나라고 얼굴을 핥고 깨문다.
그렇다. 콩이는 삼대가 덕을 쌓아야 만날 수 있다는 개냥이다.
(우리 집안 잘은 모르지만 삼대가 덕을 쌓은 것 같다.)
콩이는 하는 게 참 어설픈 고양이다.
나무에 오르려다 주르륵 미끄러지고
점프하다 착지하면서 철퍼덕할 때도 있다.
그래서 더 귀엽긴 하다.
이렇게 독특한 고양이를 보고 있으면
고양이의 특성에 대한 속설들에 의문이 든다.

고양이가 야행성인 건 고양이가 원래 그러고 싶은 게 아니라
먹고 살려다 보니, 먹이들이 야행성이라 어쩔 수 없이 그러는 건 아닐까?
콩이는 알아서 먹으라고 사료를 넉넉히 챙겨 놓는다.
그러면 알아서 적당히 먹기 때문에 식탐도 별로 없다.

처음 길에서 잡아왔을 때는 놀라서 탈출하려고 했지만
지금은 나가고 싶다고 문 앞에서 울면 문을 열어주어서 마당이고 옥상이고 다니게 한다.
그나마도 요즘에는 추워서 나갔다 금방 들어온다.

휴지를 뜯어 놓은 적도 몇 번 있었는데
혼자서 심심할 때 그러는 것 같아서 그럴 때는 아이들에게 놀아주게 한다.
불만이 없으면 딱히 말썽 피우는 것도 없다.

여기저기 올라다니는 것을 좋아하지만 식탁에 올라오면 내려가라고 한다.
그럼 또 적당히 분위기 파악하고 내려간다.

폭신한 내 의자를 좋아하지만, 내가 쓰고 있을 때는 몇 번 못 오게 했더니
얌전히 옆 의자에서 기다린다.

우리가 샤워하면 욕조 한쪽에 와서 서있는다.
점점 물에 익숙해지더니 이제는 물에 발 담그고 논다.
내년 여름엔 고양이가 우리랑 물놀이할 수도 있다.

예전에 아이 키울 때처럼 대했더니 우리 애들 어릴 때 정도는 한다.
처음 콩이 데려올 때부터 멍청하면 우리 집에 살 수 없다고 했다.
내가 그 꼴을 못 본다.
살기 위해 똑똑해져야 했을 것이다.
고양이 액체설은 맞나 보다.
고양이로는 많이 똑똑한 편이다.
이러다가 말까지 하는 건 아닌가 싶다.

SBS 동물농장, 딱 기다리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