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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청과 응답

어제 비가 많이 왔다.산에 갔더니 폭포 소리가 들리고 있었다.조금 올라가다 보니 바위 위로 물이 흐르고 있었다.'저 물을 만져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하지만 바위 옆에는 '추락주의'라는 팻말이 있었다.오늘은 평소와 달리 운동화가 아니라 슬리퍼를 신고 오르고 있어서 더 위험했다. 조금 더 지나가다 보니 등산로로 물이 흐르고 있었다.처음 봤을 때는 '이걸 어쩌지?' 하는 생각이 자동적으로 들었다.운동화였으면 난감한 상황이었겠지만 슬리퍼이니 지나가는데 문제는 없었다.잠깐 있다가 또 다른 생각이 떠올랐다.'이건 아까 내 요청에 대한 응답이다!'나는 흐르는 물을 만져 보고 싶다고 했고그 물을 만져볼 수 있는 안전한 장소가 주어진 것이었다.이렇게 생각하니 내 앞에 있는 건 장애물이 아니라 기회이고 응답이었다. ..

다둥이아빠 2026.07.18

X-notifier Neo 되살리기

이틀 전에 어떤 보안 연구원이X-notifier Neo의 구조에 보안상 허점이 있다고 메일을 보내왔다.살펴보니 지적한 부분이 맞아서 수정을 하려고 했다.수정을 하다가 X-notifier 포럼에 들어갔더니drupal 버전이 오래되어서 동작을 안 하고 있었다.부랴부랴 drupal 7을 drupal 11로 업데이트를 했다. 본격적으로 X-notifier를 고치기 시작했는데하다 보니 그동안 메일 확인이 안 되던 채로 방치되어 있었다.hotmail, yahoo가 안 되고 있었고 포럼에 글도 올라와 있었다. 예전에는 내가 브라우저를 켜서 웹메일 사이트에 접속해서동작을 해보고 패킷을 분석하고 그걸 스크립트로 재현하는 작업을모두 내가 직접 손으로 했다.이번에는 AI에게 시켜서 해봤는데 생각 이상으로 잘한다.간단한 작업..

다둥이아빠 2026.07.16

질병은 내 삶의 오랜 테마이다.어제 첫째가 몸 상태가 안 좋았다.나는 쉬는 게 어떻겠냐고 얘기했지만첫째는 할 일이 있다고 아픈 몸을 이끌고 나갔다.아침에 첫째가 배가 불편하다고 했다.누가 명치를 누르는 느낌이라고 한다.스트레스 때문인 것 같다.나는 이런 증상들을 몸이 보내는 신호로 해석한다.쉬어가면서 자신을 돌아보면서 하라는 신호이다.첫째에게 얘기했지만 어떤 의미인지 잘 모르는 것 같다.나는 그런 신호를 무시한 적이 있고그 결과 큰 병을 얻었다.첫째도 그럴까 봐 염려된다. 대신 아플 수 있으면 대신 아파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잠깐 했다.눈물이 핑 돌면서 내 안에 있는 예쁜 어린아이의 마음이 느껴졌다.하지만 아픈 경험을 하는 것 자체가 배움의 과정이다.대신 아파주면 배움도 없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무 많..

다둥이아빠 2026.07.13

260713 - 가업

지난 주말에 식구들이 다 모여서 밥을 먹다가가업을 했으면 좋겠다는 얘기가 나왔다.둘째는 식구들이 함께 할 수 있는 게 있겠냐고 했다.나는 충분히 있을 수 있다고 했다. 어제 차를 타고 집에 오는 길에첫째가 앱 아이디어를 하나 냈다.시창, 청음을 도와주는 앱 중에 괜찮은 게 없다고 한다.올해 들어서 MindMuse와 삼선을 만들고 난 후앱 만들 만한 게 없나 하고 고민하던 중이었는데딱 좋은 아이디어인 것 같다.적당히 시장이 좁고 해결해 줄 수 있는 문제도 비교적 명확하다. 가업으로 삼을 만하다.마침 조금 있으면 애들 여름 방학이라서 재밌게 함께 할 수 있을 것 같다.벌써 신이 난다.이름도 이미 지어놨다.'가락'우리말로 선율을 뜻하는 말이다.노래의 즐거움(歌樂)이라는 뜻으로 중의적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 아..

NewDays 2026.07.13

한의원

연차를 내고 한의원에 다녀왔다.기로 몸 상태를 읽어내는 독특한 곳이었다.누군가는 비과학적이다 사기 아니냐고 할 수 있지만이런 게 내 취향이다.얘기하지 않았던 아픈 곳들을 정확히 짚어 냈고본인의 진단을 명확히 설명해 주셨고자신의 한계까지 설명해 줘서 신뢰가 갔다. 이런 진찰 능력을 타고난 건지 수련한 건지 물어봤더니수련을 한 것이라고 했다.물어본게 반가운 듯 인생사 얘기를 잠깐 해주셨는데쉽지 않은 삶이었을 것 같다.그런데도 얘기 말미에 '부럽네요'라는 말이 튀어나왔다.선생님은 각자의 길이 있을 거라고 했다. 반복되는 일상을 깨고새로운 사람을 만나고나를 돌아보는 좋은 시간이었다.

다둥이아빠 2026.07.03

Day 121 - 공짜 콜라

점심 메뉴를 주문하고 기다리고 있는데종업원이 내가 시킨 음식을 다른 테이블에 줬다가실수를 알아차리고 다시 나한테 가져다줬다.다른 테이블에 있는 사람이 숟가락을 들고 섞으려던 상태였다.저 실수는 좋은 일은 아니지만 크게 화가 나지는 않았다. 조금 있다가 종업원이 죄송하다면서 콜라를 공짜로 줬다.저 실수가 오히려 득이 되었다. 공짜 콜라는 좋은 걸까 나쁜 걸까?공짜로 물건을 얻어서 잠깐 기분은 좋지만내 몸에 그리 좋지는 않다.콜라는 반만 마시고 남겼다. 짧은 순간에 나쁜 일이 좋은 일이 되고좋은 일이 다시 나쁜 일이 되었다. 지금 내가 겪는 힘든 순간들도 비슷할 것이다.좋은 일이 나쁜 일이 되고나쁜 일이 좋은 일이 되고지금은 알 수 없고 지나 봐야 알 것이다.그러니 다가오는 것들에 담담히 감사하며 지내야겠다.

NewDays 2026.06.22

동물병원

유리 반찬통이 깨지면서 콩이가 다리를 다쳤다.한쪽 다리를 절면서 걸어서 동물병원에 데리고 갔다.콩이는 그동안 켄넬에 들어갔다가 무슨 일이 있었는지 기억을 못 하는 것 같다.켄넬 들어가는 걸 좋아해서 데리고 나가기가 수월하다. 콩이는 겁이 많아서 진료실에서도 얌전하다.켄넬 뚜껑을 열어놨는데도 납작 수그리고 있다.간단히 문진을 하고 콩이를 진료실 옆에 있는 방으로 데리고 들어갔다. 딱.딱.딱.정적 속에서 콩이 발톱 깎는 소리가 들렸다. 위잉.위잉.상처를 보기 위해 털을 미나보다. 와아앙크ㄹㅇㅇㅎㅋ콩이 아픈 곳을 확인하나 보다. 그렇게 해서 지료를 마쳤다.집에서는 몰랐던 오른쪽 뒷다리에 열상이 있었다.이래서 전문가에게 맡기나 보다.상처가 크지 않아서 안심이다.

다둥이아빠 2026.06.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