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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둥이아빠

쉬는 시간

밝은영혼 2020. 2. 14. 18:30

회사를 나올 무렵에는 몸도 많이 안 좋았습니다.

쉬면서 일단 몸을 추스르려고 운동을 하려고 했습니다.

병역특례는 4학년 1학기까지 마치고 했기 때문에 2학기 복학을 했습니다.

그리고 접영 수업도 신청을 했습니다.

그동안 자유형 하면서 접영이 참 멋져 보였는데 드디어 배우게 된 것입니다.

힘들기는 하지만 접영 배우는 것은 참 재미있었습니다.

보통 복학생은 외톨이가 되기 쉬운데 저는 다행히도 제 제일 친한 친구 재규랑 같이 수업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함께 듣는 수업 중에 유체역학이라는 과목이 있었습니다. 저는 재미있어 보였는데 재규는 별로 인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도 고맙게 함께 수업을 들어줬습니다. 재규는 이렇게 배려심이 많은 친구입니다.

마지막 학기이기 때문에 진로를 정해야 했습니다.

어떤 친구는 대학원에 가고, 어떤 친구는 유학 준비도 했습니다.

저는 계속 공부하기는 싫고 학교 마친 후 다시 게임빌에 복직하기로 했습니다.

복직해도 재미없는 것은 마찬가지였습니다. 더 이상 있을 필요가 없었습니다.

병준이 형이 붙잡는데도 그냥 나오기로 했습니다.

 

초등학교 들어간 이후 끊임없이 어디에 얽매어 있다가 처음으로 자유로운 상태가 되었습니다.

당시 살던 곳은 낙성대역 근처였는데 관악산으로 가는 등산로가 집 근처에 있어서 산에 자주 갔었습니다.

산에 올라가면 이런저런 좋은 생각들이 떠올랐습니다.

- 그동안은 내가 꼭대기에만 빨리 올라가려 했었는데, 천천히 가면서 주변의 돌과 이끼, 나무들을 보면서 가는 것도 좋다고 생각했습니다.

- 꼭대기에 이르는 길은 한 가지뿐이 아니니 안 가 본길로 가보는 것도 재미있었습니다.

- 높은 곳에서 세상을 내려다 보면 세상일이 다 먼 남일 같고 우스워 보이기도 했습니다.

이런 생각들을 잘 정리해서 그 당시 유행하던 싸이월드 미니홈피에 올려놨습니다.

그러면 관심있는 친구들이 보러 와서 댓글도 달아주고 가끔 만나기도 하고 재미있게 지냈습니다.

 

심심한 건 그렇게 해결이 되었는데 앞길이 막막했습니다.

뭐할지 못 정하면서 그렇게 놀고 있는데 가족들이랑 모여서 얘기하다가 한의사 얘기가 나왔습니다.

뭔지는 모르겠지만 확 끌렸습니다. 그동안 제 취향에 비춰볼 때 딱이었습니다.

저는 기본적으로 다른 사람이 못 미더워서 제가 할 수 있으면 직접 하는 게 편합니다.

특히 몸이 아픈 것에 대해서는 의사가 못 미덥습니다.

저는 생명에 대해서 애정을 가지고 있는데 프로그래머로 계속 사는 것은 생명 하고는 관련이 없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공부 하나도 안 하고 무작정 2003학년도 수능을 치렀습니다.

점수는 역시 턱도 없었습니다. 그래도 왠지 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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