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둥이아빠

우리집 만들기 2

밝은영혼 2020. 2. 17. 14:57

집 지으면 사람이 늙는다고 하지요.

저는 집을 수리만 하는 것이었는데도 흰머리가 엄청 늘었습니다.

처음에 집을 어떻게 고칠지 아내랑 함께 생각할 때는 무척 즐거웠습니다.

작은 공간 하나하나까지 우리 가족이 어떻게 쓸지를 생각하면서 정하니 더욱더 빨리 이사하고 싶었습니다.

동생이 건축학과를 졸업해서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아내랑 저는 하고 싶은 거 전부 생각을 쏟아내놓으면, 동생이 구체적으로 실현시킬 수 있게 정리해주었습니다.

 

공사는 크게 지붕과 지붕을 제외한 나머지 두 단계로 했습니다. 

예산만 넉넉했으면 지붕도 예쁜 기와로 올렸을텐데 예산 부족 문제로 지붕은 강철기와로 했습니다.

철판을 구부려서 기와모양처럼 보이게 한 것인데 이게 좋은 점도 있습니다. 바로 유해 전자파를 막아주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 집 거실에 앉아서 명상을 하면 차분해지고 명상도 잘 됩니다.

 

나머지 부분들은 동생이 아는 분께 맡겨서 했습니다.

갤러리나 어린이집 등등 규모가 크고 퀄리티가 중요한 작업을 많이 해보신 분이라서, 우리 집도 아주 예쁘게 변신했습니다. 한 가지 아쉬웠던 것은 공사 기간이 예상보다 늦어졌다는 것인데, 중간중간 저의 요구 사항이 바뀌어서 늦어진 점도 있습니다. 머릿속으로 생각하던 게 다른 사람에게 전달되면서 달라지기도 하고, 생각한 걸 실제로 만들어 놓으니 문제가 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처음 이삿날을 정했는데 일정대로 안 되자, 공사 맡으신 소장님께서 창고 이용료를 부담하시면서 공사를 조금 늦췄습니다.

2015년 12월 13일. 드디어 새 집으로 이사를 했습니다.

아직도 공사가 덜 끝난 상태여서 살면서 공사를 더 해야 했습니다.

비용 문제로 입주청소도 제대로 못했습니다.

이게 또 다른 사건으로 연결될지는 몰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