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내의 아토피를 고치기 위해서, 그리고 그동안 한의학에 대해 가지고 있던 의문을 풀기 위해서
제 나름의 새로운 체계를 세우려고 계속 궁리를 했습니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머릿속에서 아이디어가 펑펑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갑자기 모든 것을 다 알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었습니다.
그래서 잠도 안 자고 글을 막 쓰기 시작했습니다.
그게 작년 1월의 일입니다.
그런 도취 상태가 계속되니 어느 순간 제가 저도 이해할 수 없는 말과 행동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아내와 엄마의 보호입원 신청으로 정신병원에 입원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구로 다나병원에 입원했었는데 그곳은 시설이 열악해서 나중에는 국립정신건강센터로 옮겼습니다.
다나병원에 입원해 있는 동안에는 재밌는 일들이 많아서 글을 쓰기도 했습니다. 정신병자라는 표식을 떼고 그냥 관찰해보면 인간이 어떤지에 대해서 알 수 있는 것들이 많습니다.
가족들의 뜻으로 국립정신건강센터로 옮겼을 때는 제가 더 이상 치료는 필요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심리가 불안정했던 건 사실이고 저를 공식적으로 인정해 줄 장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입원 치료와 약물치료를 순순히 다 받았습니다.
외래에서 처방받았던 약을 다 먹고 치료를 마쳤더니 이번에는 무기력이 찾아왔습니다. 약 때문에 식욕이 항진되어서 체중이 많이 늘었고 많이 졸렸습니다. 집에서 계속 있으니 다행히도 시간이 지나면서 살도 조금씩 빠지고 재미있는 것을 찾아 나설 힘 정도는 생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