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힌남노가 지나갔다.
그 때문에 애들은 오늘 학교에 안 갔다.
애들이랑 있으려고 재택근무 신청을 했다가 일하기 싫어서 연차로 바꿨다.
뭐할까 하다가 한 번 읽고 버리려고 '논어'를 꺼내 들었다.
얼마 전 아내가 책 좀 버리라고 했다가 다툰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전체적으로 이래라저래라 말이 참 많다.
쓸만한 말도 있긴 한 데 공자 제자가 한 말은 쓸데없는 말이 많다.
어쨌든 내가 키득거리면서 읽고 있으니 막내가 다가왔다.
어떤 사람이 항상 세 번 생각하고 행동했는데 공자가 '두 번이면 된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막내에게 이 말을 해줬더니
어? 세 번 생각해야 되는데요?
할까? 한 번.
하지 말까? 두 번.
해야지(아니면 하지 말아야지). 이렇게 세 번.
이 말에 껄껄 웃었다.
그리고 또 이런 제목이 있었다.
'가득 찼어도 텅 빈 것처럼 하라'
이 제목을 읽더니, '이러면 병나지 않아요?' 한다.
내 생각도 그렇다. 아닌 척하는 것은 부자연스럽고 탈 나기 쉽다.
우리 아들 아무래도 천재인가 보다.
공자가 옆에서 아들 말을 들었다면 껄껄 웃으며 좋아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