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집으로 이사했을 때 막내는 돌이 지나기 전이었습니다.
바닥을 쓸고 다니면서 이것저것 막 주워 먹던 때였죠.
그런데 우리 집은 공사 먼지와 여러 가지 부스러기들이 남아있어서 바닥에 있는 걸 함부로 먹으면 안 되었죠.
이사 후부터 막내의 아토피 피부염이 악화되기 시작했습니다.
이사 전에도 볼이 약간 붉은기가 있긴 했는데, 워낙 침을 많이 흘리던 터라 볼에 침이 묻어서 그런가 했습니다.
그런데 그게 아토피 초기 증상이었나 봅니다.
볼 벌건게 점점 심해지더니 이제는 진물까지 나왔습니다.
공기 좋은 곳에 있어야 할 것 같아서 막내를 유모차에 태우고 아내랑 인왕산 아래에 있는 수성동 계곡에 자주 갔습니다.
효과가 있었는지 두 살 여름에는 열이 크게 한 번 나고서 피부가 깨끗해졌습니다.
여름 동안에는 괜찮았는데 찬 바람 불면서 또 안 좋아지기 시작했습니다.
겉보기에 피부가 안 좋은 것도 문제지만, 자다가 가려워서 깨는 게 제일 힘들었습니다.
아이는 아이대로 긁으려고 하고, 저는 못 긁게 말리고.
그런 시간들이 계속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