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잠들기 전에 아내가 자기에 대한 글은 쓰지 말아달라고 했다.
나는 그러겠다고 거짓말했다.
나에 대해 쓰면서 아내에 대한 글을 쓰지 않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아내 부분을 통편집하면 나를 이해할 수 없다.
나도 아내에게 내 블로그 읽지 않는 게 좋겠다고 했다.
앞으로는 아내에게 블로그 링크를 보내지 않겠다고 했다.
그러니 아내가 이 글을 볼 가능성은 낮다.
설령 이 글을 본다 쳐도 그건 내 블로그를 읽지 않겠다는 말을 어긴 것이니 피장파장이다. ^^
그리하여 본론은,
내 아내는 코를 곤다!
어제 무슨 대화를 하다가 코 고는 얘기가 나와서
'자기도 코 골잖아'
했더니
'요즘에는 잘 안 골아'
한다.
물론 얼마 전에 내가
'자기 요즘에는 코 잘 안 고네'
하고 말해준 적이 있다.
그 이후로 내가 업데이트를 안 해줬더니 자기는 코 안 고는 줄로 알고 있다.
코 고는 사람은 자기가 코 고는지 잘 모른다.
옆에서 깨어 있는 사람만 알 수 있다.
나는 정신병원에 두 번 입원한 적이 있다.
그때 입원하기 전에 잠을 잘 못 자는 모습을 보였다.
그래서 내가 잠을 잘 못 자면 아내가 그때를 떠올리며 불안해한다.
매우 예민한 내가 코 고는 아내 옆에서 자는 건 초고난도 미션이다.
내가 잘 수 있는 방법은 피곤해질때까지 일하는 건데
그럼 또 늦게까지 안 자고 일한다고 불안해한다.
정말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이다.
하지만 결론은
나는 아내를 사랑한다.
나는 아내의 옆자리가 좋다.
아내도 나를 사랑하는 것 같다.
나를 많이 걱정해준다.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데
아직 나를 온전히 이해하지는 못한다.
그래서 나는 괜찮다는 것을 보여줄 것이다.
사랑하는 아내를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