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동사니

어느 게임 개발자 이야기

밝은영혼 2022. 7. 17. 18:15

그는 궁극의 게임을 만들고 싶었다.

누구나 즐기고 공감하고 감동할 수 있는 게임 말이다.

그러려면 게임이 세상과 닮아 있어야 했다.

그래서 그는 세상에 대해 연구했다. 세상은 어떤 식으로 돌아가는지 원리를 탐구했다.

그리고 인간에 대해 연구했다. 인간은 어떤 규칙에 따라 느끼고 생각하고 행동하는지 연구했다.

얼마의 시간이 흐른 뒤 그는 세상과 인간에 대한 몇 가지 간단한 규칙을 알아냈다.

그리고 이 규칙에 따라 게임을 만들기 시작했다.

처음에 게임은 몇 가지 도형들로 이루어진 아주 단순한 모습이었다.

모습은 단순했지만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인간과 세상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었기 때문에 몇몇 좋아하는 사람들이 생겼다.

 

또 얼마의 시간이 흐른 뒤 게임 관련 기술이 엄청나게 발전했다. 이제는 게임인지 현실인지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였다.

그의 게임도 이런 기술을 사용해서 업그레이드를 했다.

처음에 그가 담았던 인간과 세상에 대한 규칙은 변하지 않았지만

사용자가 보게 되는 인터페이스는 엄청나게 화려해졌다.

사람들은 그의 게임에 열광했다.

사실적이고 화려한 게임들은 많았지만 그의 게임처럼 인간과 세상에 대한 원리를 반영하고 있는 게임은 드물었다.

사람들은 그의 게임 안에서 인생의 희로애락을 모두 느낄 수 있었다.

자신의 삶이 만족스럽지 않았던 사람들은 점점 그의 게임 안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졌다.

 

그는 자신이 궁극의 게임을 만드는 데 성공했음을 확신했다.

그리고 그것을 기념하기 위해서 게임 안에 자신이 만든 게임임을 표시했다.

정해진 시간, 정해진 장소에 가면 자신을 닮은 캐릭터가 나타나도록 했다.

 

하늘이 높고 화창한 어느 날 그는 그가 좋아하는 산을 오르고 있었다.

그리고 그가 좋아하는 산봉우리에서

그는 그와 똑같이 생긴 사람을 만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