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거실에 있는 스피커가 고장 났었다.
컴퓨터에 연결된 5.1 채널 스피커인데 앞쪽 스피커 하나가 소리를 제대로 내지 못하고 있었다.
케이블을 바꿔가며 확인해보니 스피커는 멀쩡하고 앰프의 문제였다.
전 같으면 속을 열어서 열심히 고쳐봤을 텐데 귀찮기도 하고 이 참에 새거 하나 살까 하고 그냥 두었다.
그래도 혹시나 해서 앰프를 열어 봤지만 딱히 이상한 부분이 보이지 않아서 다시 닫았다.
그런데 희안하게도 그냥 한 번 열고 닫기만 했는데 소리가 다시 제대로 나오기 시작했다.
돌이켜보면 나는 이런 경우가 꽤 있었다.
고장 난 전자제품을 그냥 열어보기만 했는데도 고쳐지는 기적(?) 같은 일 말이다.
나는 전자제품을 쓸 때 소중하게 다룬다.
그래서 내가 쓰는 물건들은 고장이 잘 안나고 고장이 나도 잘 고쳐진다.
전에는 내가 없셔리해서 돈을 많이 안 쓰려고 물건을 애지중지 하는 줄 알았다.
하지만 그게 아니었다. 나는 물건들에도 애정을 가지고 대하는 것이었다.
그러면 물건들에서도 그 애정을 볼 수가 있다.
자기가 물건을 잘 망가트린다면 자신을 돌아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