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5 12

사고 발생

어제 친척들과 송도에 놀러 갔다가 사고가 일어났다. 동서가 스케이트보드를 가져왔는데 아내가 그걸 혼자 타다가 미끄러지면서 발 앞부분을 심하게 삐었다. 예전 같으면 화가 치밀어 오르면서 아내한테 온갖 불평을 털어놨을 텐데 어제는 달랐다. 화가 나려고 하는 상태를 느낄 수 있었고 그 상황에서 내가 가장 편한 지점이 어디인지를 찾으려고 하니 화가 스르르 사라지면서 평온한 상태로 있을 수 있었다. 어제 아침에 아내와 삶의 원칙에 대해 얘기를 나누면서 '내가 가장 편안한 위치를 찾으면 된다.'라고 말해 주었는데 그런 생각으로 사고 상황을 대하니 나는 흔들림 없이 있을 수 있었고 사고는 멀리서 일어나는 작은 일처럼 느껴졌다. 이런 상태로 있다면 밖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든 크게 상관이 없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최근에..

다둥이아빠 2021.05.24

내 마음 속에 있던 두 아이

아이 하나 같이 일하던 분이 회사 다니기 힘들다고 해서 머리가 복잡했었다. 산에 가서 이 생각 저 생각해보다가 내 마음속에 있던 아이를 발견했다. 내 마음속 아이는 아빠가 없었다. 믿고 의지할 곳이 없던 아이는 스스로 아빠가 되어야 했다. 충분히 아이로 지내지 못한 채로. 이제 내 마음은 아빠가 되어있다고 생각했는데 그 아이가 여전히 숨어 있었다. 괜찮아. 아이야. 이제 넌 짐을 내려놓고 아이로 있으면 된단다. 맘껏 뛰어놀으렴. 사랑한다. 아이 둘 아내가 처가 식구들과 여행을 갔다. 집에는 아이들과 나만 남았다. 이제 아이들과 지내는 게 힘들지 않기 때문에 괜찮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괜찮지 않았다. 괜히 몸이 피곤하고 기분도 좋지 않았다. 설거지를 하면서 생각해봤다. 내가 왜 이렇게 힘들지? 내 마..

다둥이아빠 2021.05.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