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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사람

오늘 폭설이 왔다.나갈까 말까 망설이다가 막내랑 눈놀이를 하러 옥상으로 갔다.아주아주 오랜만에 눈사람을 만들었다.처음에는 눈을 굴려서 만들다가 눈이 부족해서바닥에 있는 눈을 모아다 뭉쳐봤다.그런데 이미 자기들끼리 뭉쳐있어서 잘 안 뭉쳐졌다.다시 눈을 굴려보니 신기하게도 금방 눈덩이가 커졌다.눈사람을 괜히 굴려서 만드는 게 아니었다.눈덩이를 굴리니 잘 달라붙을 눈들만 골라서 붙었다. 눈덩이를 키우려면 눈을 가져와서 다독이는 것보다 그냥 굴리는 편이 낫다. 아무튼 눈사람 완성.

다둥이아빠 2025.01.05

트루먼 쇼

영화 '트루먼 쇼'에서는 주인공의 삶이 방송으로 송출된다.내 삶도 어딘 가에 방송되고 있다면 아마 방송 폐지 직전일 것이다.재방송만 몇 달째 하고 있다. 몇 달 동안 거의 변화 없는 하루 일과가 반복되고 있다.내용이 재미라도 있으면 그나마 낫겠지만이건 뭐 재미도 감동도 없이 무미건조하다.시청률은 바닥일 거다. 담당 PD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담당 PD가 놀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어찌 됐든 이 방송 살려야 한다.등장인물을 조금 바꿔서 다르게 할 수 있다.배경이나 콘셉트를 바꿔서 새로운 시즌을 시작할 수도 있다. 변화가 필요하다.하지만 변화가 어렵다.그렇게 한 지점에 눌어붙어 있다.

다둥이아빠 2024.07.12

어린이 치약

얼마 전 막내가 어린이 치약을 뗐다.처음에는 어른 치약이 맵다면서 불평했는데이제는 입안이 개운해서 좋다고 한다.그렇게 막내는 또 조금 자랐다.아이들이 잘 자라는 건 고마운 일이지만한편으로 서운하기도 하다.아이만이 가지고 있는 귀여운 모습이 조금씩 사라지기 때문이다. 이제 우리 집에서 어린이 치약이라는 물건이 사라졌다.그와 함께 어린이 치약을 쓰던 어린이도 사라졌다.다음 순서에는 뭐가 기다리고 있을까?

다둥이아빠 2024.05.07

장기자랑

첫째가 학교에서 장기자랑에 나갔다. 친구들과 밴드를 꾸려서 'Rolling in the deep'을 불렀다. 기타를 치면서 노래를 부르는 모습이 꽤 멋졌다. 공연을 보는 학생들도 그렇게 느꼈는지 인기투표에서 두 번째로 높은 상인 최우수상을 받았다. 첫째는 보컬을 하고 싶어 한다. 작년부터 연습도 열심히 하고 있다. 하지만 내가 알지 못하는 길을 가려는 아이를 보는 내 마음은 불안하다. 어떤 때는 끼가 없으니 다른 길을 찾으라고 말하기도 하고 또 어떤 때는 괜히 잘 자랄 수 있는 싹을 꺾는 건 아닌지 걱정하기도 한다. 첫째가 겪는 상황들은 부모도 처음이다. 그래서 둘째, 셋째보다 시행착오도 많고 혼란스럽다.

다둥이아빠 2023.1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