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이는 나무를 타고 지붕을 올라 다니던 길고양이였다. 한동안 그 사실을 잊고 지냈다. 집에 나지막한 캣타워가 있긴 했지만 만족스럽지 못했을 것이다. 콩이는 이층침대, 냉장고 위 등을 올라 다녔다. 그러다가 마침내 우리 집 안에서 가장 높은 곳으로 오를 수 있는 계단이 완성됐다. 캣타워보다 조금 높게 설치한 해먹인데 이걸 발판 삼아서 대들보까지 올라가게 되었다. 예상하지 못한 건 아니었지만, 오늘 아침 갑자기 올라가서 먼지들을 흩날리는 통에 정신이 없었다. 덕분에 봄맞이 청소를 하긴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