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 아이들은 딸, 딸, 아들 조합이다. 딸 둘이는 잘 맞아서 둘이 같이 있으면 재밌게 잘 논다. 막내가 변수다. 둘째가 기분이 좋으면 잘 놀아주기도 하지만 보통은 티격태격 한 번씩 한다. 누나들이 각자 할 일이 있고 놀 상대가 없을 때 마지막으로 나를 찾는다. "아빠 저랑 놀자요." '놀자요'가 아니고 '놀아요'라고 수없이 얘기했는데도 아직도 '놀자요'다. 그러면 내 마음속에서는 갈등이 일어난다. '막내랑 노는 거 별로 재미없는데' vs '좋은 아빠면 아이들이랑 잘 놀아줘야 할 텐데' 이상하게 막내랑은 놀이 코드가 잘 안 맞아서 놀 때 진짜로 놀지를 못하고 놀아줘야 한다. 내 마음은 '안 하고 싶다'와 '해주어야 한다'사이에서 갈등한다. 안하고 싶은 것이 내 마음이고 해주어야 한다는 생각은 의무감이..